가장 깔끔한 견종인 진돗개, 실외배변만 고집해서 배변패드 포기
아직 3개월이 채 안 된 우리 아기 진돗개 두 마리는 이른 아침에 한참을 낑낑댄다. 처음엔 왜 그러나 알지 못했는데, 이내 알게 됐다. 똥 마려워 낑낑댄다는 걸. 너무 어려서 밖에 안 데리고 나갔을 때는 안에다가 볼 일을 봤는데, 잠깐씩이라도 바깥바람을 쐬어준 이후로는 기필코 낑낑대며 실내배변을 거부한다.
검색해보니 진돗개는 워낙 깔끔한 걸 좋아하는 견종이라 실내배변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사실 실외배변을 한다는 건 애를 하루에 최소 두세 번(그것도 텀을 두고, 배변 타이밍 즈음에) 데리고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므로 견주에게는 다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내배변도 해주면 좋겠건만 진돗개 실내배변을 훈련시키려다가 성공한 사례를 거의 듣지 못했다. 우리 강아지들은 아직 애기라서 쉬는 안에다가도 간혹 하긴 하는데, 이것도 곧 안 할 듯하다.
밖에 못 데리고 가면 하루이틀 동안이나 배변을 안 해서 방광염이 생기기도 한다는 진돗개. 깔끔한 건 좋은데 걱정도 되더라. 그리고 배변패드 사려고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그냥 안 사기로 했다. 어차피 안에서 배변 잘 안 할 거면 굳이 필요 없을 거 같다. 배변패드 살 돈으로 견주 체력 보충하는 게 나을지도.
시골서 뛰어놀다가 열 마리 넘게 붙여온 참진드기
지난 주말에는 부모님과 강아지들과 시골에 다녀왔다. 난 얘네랑 같이 간 건 처음인데, 아빠 말대로 정말 엄청 신나서 뛰놀더라. 귀가 제껴지도록 뛰어다닌다.
우리 시골은 천여 평이 넘는 땅에 주변에 집도 사람도 없어서 목줄을 풀어놨다. 사실 난 얘네가 어디로 사라질까봐 살짝 불안했는데, 우리 주변과 자기들 집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잘 놀더라. 아직 어린데 너무 뛰어다녀서 이상한 거 먹고 탈 날까봐도 걱정되고, 연못가 비탈을 하도 오르내려서 다리에 무리갈까봐도 걱정됐다. 그러나 괜한 걱정은 관두기로 했다. 진돗개는 튼튼한 견종이고(인위적인 교배가 없어서 그렇다는 듯), 걱정한다고 붙들어 매두는 게 더 문제일 거 같아서다.
한참 뛰어놀다가 옆에 와 쉬는 녀석들은 참 귀여운데, 얘네들한테 붙어있는 진드기들은 좀 징그럽다. 넥스가드를 먹여놔서 그런가 진드기들이 피 빨아서 통통하지는 않고 납작한 상태로 잘 안 움직이고 있긴 하다. 쉴 때 한 녀석씩 붙들고 몸을 살펴가며 진드기를 떼어줬다. 벌레 만지는 걸 싫어하는데(누군들 좋아하랴만은) 사랑의 힘인지 견주의 책임감인지 꼼꼼히 훑어서 싹 다 떼어줬다. (그래도 한두 마리가 또 나오곤 하지만..) 세어보진 않았지만 최소 열 마리 넘게, 아빠가 떼어준 걸 합하면 스무 마리 넘게 붙어있었던 거 같다. (떼어주다 옮겨 붙었는지 내 옷과 살에서도 세 마리 발견해서 식겁했다...)
진드기가 아예 못 붙게 냄새나 초음파를 내는 목걸이, 패치, 바르는 약 등이 있던데, 효과가 있을지 살짝 의문이다. 바르는 약의 경우는 핥아 먹지 못하도록 목 뒤에 바르라는데, 이 두 녀석은 서로 싸우다 핥다 난리라서 목 뒤에 발라도 먹을 거 같다. 넥스가드 먹였으니 그냥 따로 진드기 관리 더 안 해도 되려나. 조금 고민이다.
진돗개 두 마리 목욕시키다 내가 골병날 듯
집에 돌아오기 전에는 목욕을 시켰다. 집에서 목욕시킬 때도 쉽진 않았지만, 시골에서는 얘네 에너지가 넘쳐서 그런지 물이 차서 그런지 목욕 난이도가 극강이었다. 하도 난리를 쳐대서 내 팔과 배를 발톱에 긁히기도 했다. (발톱을 깎아줘야 하는데, 해본 적이 없어서 미루고 있다..)
그나마 나랑 마주보고 앞발 들고 뒷발로만 서서 고개를 내 품에 폭 파묻고 있으면, 등과 뒷다리를 씻길 때 좀 얌전하더군. 좀 더 꼼꼼히 씻기고 싶었는데 일단 가능한 만큼만 씻겼다. 며칠 뛰노느라 에너지 쓰고 목욕한다고 난리쳐서 그런지 차 안에서는 둘이 꼭 붙어서 얌전히 쿨쿨 잘 잤다.
반려인으로서 공부를 좀 해보니 개를 꼭 자주 씻길 필요 없다고, 특히나 개가 싫어하는 경우 강제로 목욕을 하면 큰 스트레스라고, 안 씻어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고개가 끄덕여지긴 한다. 근데 수의사 선생님은 전에 목욕을 자주 시키라고도 하셨다. 이 역시 일리는 있다. 아기 강아지 때 사람 손길도 많이 타고 물도 많이 접해봐야 너무 민감하지 않게 잘 클 수 있는 거 같다. 사람 아이 기르는 것도 동물을 기르는 것도 정말 케이스바이케이스 인듯하다.
아참, 두 녀석이 친한 거 같으면서도 싸울 때 상당히 격렬한데 (목을 물고 흔들고, 레슬링을 하고, 엎치락뒤치락 으르렁 장난 아님) 말려야 할지 적당히 둬도 될지 잘 모르겠다. 너무 심하면 혼내서 말리기는 하는데, 잘 보면 서로 그냥 장난치는 거 같기도 하고. (싸우다가도 같이 드러누워 쉬기도 한다..) 이것도 동물병원 가면 수의사 선생님한테 여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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