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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인테리어#03] 내 공간과 용도에 꼭 맞는 맞춤 책장 제작

by 달리뷰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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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맞춤 책장/테이블을 제작하기로 했나

나는 책이 꽤 많은 편이다. 기숙사와 원룸을 살면서 책을 사서 보지 말고 도서관에서 빌려보자고 마음먹었지만, 그래도 책이 조금씩 쌓여갔다. 지금 10년 전에 한샘에서 산 5단 책장을 쓰고 있는데, 책이 넘쳐서 책을 꽂은 앞쪽에 책을 또 꽂고 위로는 눕혀가며 테트리스 하듯 정리를 해뒀다. 3단 책장이 하나 더 있고, 북선반도 사서 수납했지만 여전히 책 꽂을 공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제 같이 살게 될 짝꿍은 나보다 책이 너덧배 더 많다. (정리는 제대로 안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수납이 많이 되는 책장을 찾는데, 기성품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우리가 가진 책을 꽂기 위해 책장 한 칸 높이와 깊이가 대략 25cm 정도면 넉넉하다. 그러나 기성품 책장들은 높이도 깊이도 1.3~2배 정도 크다. 충분히 이해는 된다. 아이들 책, 사진책 등 크기가 큰 책도 많고, 책을 너무 빽빽하게 꽂으면 답답해보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 책을 그렇게 많이 보유한 집이 드물기 때문에 그럴 거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기성품 책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처음부터 맞춤 책장을 알아봤다. 책 수납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높이와 깊이를 조절하고, 집 공간에 딱 맞는 너비로 책장을 맞추기 위해. 

 

처음에는 막막해도 검색하다보면 감이 잡히는 맞춤 가구

네이버와 구글을 둘 다 써가며 맞춤 책장을 검색하면, 여러 공방이 나온다. 근데 처음에는 영 감이 없다보니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천천히 각 공방들이 만든 책장들을 살펴보고, 맞춤 책장 후기 포스팅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내 머릿속에 있는 희미한 그림이 뚜렷해지는 시간들이랄까. 물론 책장을 놓을 공간의 치수를 아는 건 기본이다. 

 

그러고 나서, 내가 원하는 책장을 스케치해봤다. 파워포인트로 대강 그리고 치수를 적는 정도지만, 이렇게 하면 공방에 견적을 문의할 때 편리하다. 내가 그린 맞춤 책장 스케치는 아래와 같다. (누군가의 눈에는 허접해보이고, 누군가의 눈에는 그리기 어려워 보이겠지만, 중요한 건 공방과의 소통을 위한 시각화다!)

 

원목으로만-만드는-맞춤책장-도안철재프레임을-사용한-맞춤책장-도안유리문이-맞춤수납장-도안
내가 원하는 맞춤 책장 스케치

가장 왼쪽은 원목만을 활용한 책장인데, 공방에 문의하니 책 무게 지탱을 위해 중간에 칸막이가 필요하다고 피드백을 주셨다. 가운데는 철재프레임을 활용한 책장인데,  어느 한 공방의 시그니처(?) 맞춤 가구라서 그걸 참고해 내가 필요한 치수대로 그렸다. 오른쪽은 책장 옆에 둘 수납장인데, 유리문을 달길 원했다. 책장 옆에 둘 예정이니 책장과 같은 칸막이 높이대로 만들 예정이다. 이사를 가거나 가구를 옮길 때에 대비해서 책장은 1200mm 너비로 여러 개 만들기로 했다.  

 

나는 파워포인트가 편해서 그걸로 스케치 했으나, 손으로만 대강 그려도 치수만 잘 적어 넣으면 된다!

 

공방에 연락해 견적 문의하기

내가 원하는 책장이 어느 정도 구체화 됐으면 공방에 견적 문의를 해야 한다. 나는 공방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세 군데의 업체를 추렸다. 안나 아일랜드, 우드레시피, 우드워크샵, 이렇게 세 개다. 책장을 배송받을 지역에서 멀지 않고, 공방에서 설명하는 소재와 제작 스타일을 고려해 친환경을 중요시하는 곳을 택했다. 당연히 각 공방에서 이전에 만들었던 가구 사진을 가장 염두에 두고 고르기도 했다.  

 

우드레시피와 우드워크샵에는 홈페이지에 견적 문의 게시판이 있어서 거기, 내 스케치를 올리면서 견적을 문의하니 약 하루이틀 뒤에 답변이 왔다. 안나 아일랜드는 번호가 있어서 카톡으로 문의 후 전화 통화를 했다. 

 

사실 디자인은 맞추기 수월한 듯했다. 문제는 책장을 무엇으로 만들까, 이다. 원목의 종류도 많고, 각 원목의 특징과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방과 몇 차례 소통하고, 나도 따로 검색해서 알아보며, 소재 선택까지 하면, 이제 남은 건 결정과 결제뿐이다. 참고로 나는 빽빽하게 꽂힐 책이 공간을 답답하게 보이게 할 게 우려되어, 가능한 개방감을 주는 오픈형 책장(선반형 책장)을 하기로 했고, 이런 디자인으로 책장을 계속 만들어온 안나 아일랜드에서 맞춤 책장을 제작하기로 했다.

 

책장에 이어 테이블까지 맞춤 제작 의뢰!

책장과 함께 거실에 큰 테이블을 둘 생각이었다. 테이블은 기성품 중에도 괜찮아보이는 게 있어서 처음엔 맞춤 제작할 의향이 없었다. 그런데 책장 건으로 소재 등을 공부하다 보니, 원하는 테이블이 생겼다. 두께가 다소 두툼한, 통원목으로 된 친환경 하드 우드(가능하면 월넛) 테이블! 구매를 할 수도 있으나 안나 아일랜드에서 맞춤 제작도 가능해서 책장과 함께 맞춤을 진행했다. 통원목에 크기도 좀 있다 보니 가격이 꽤 높다. 유사한 스펙으로 수입가구점에서 구입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테이블은 용도가 단순한데 굳이 힘을 줄 필요가 있을까, 고민도 컸다. 그러나 읽고 쓰기 좋아하는 우리가 오래오래 잘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가 우리에게 주는 신혼선물이다 생각하고 질렀다. 

 

안나 아일랜드에서 제작 과정을 종종 카톡으로 공유해주신다. 맞춤 가구를 알아보는 품이 좀 크긴 했으나, 만들어지는 애들을 사진으로 보면 뿌듯하기 그지없다. 

맞춤가구-공방-안나아일랜드-사장님이-보내주신-카톡-(가구사진포함)
안나 아일랜드 사장님이 보내주신 사진들

얼른 책장을 받아서 책들을 잘 정리하고 싶다! 그리고 저 테이블에서 차분하고 밀도 높은 시간들을 보내며, 글을 읽고 써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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