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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결혼준비#Last] 다시 생각해도 뿌듯한 선택, 웨딩밴드와 드레스와 허니문

by 달리뷰 2024.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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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 시리즈 마지막!

작년 1월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작년 11월 말경 결혼식을 치르고, 벌써 반년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처음 준비 시작하려고 할 때는 굉장히 막막했는데, 하다보니까 또 다 지나가고 심지어 끝나면 금방 잊혀지기도 한다. 바로 지난 포스팅([결혼준비#16])에서는 결혼 준비 중에 후회되거나 바꾸고 싶은 것을 두 가지 적어봤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후회없이 정말 뿌듯한 것 세 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1번 웨딩밴드, 2번 드레스, 3번 신혼여행!

 

심플하고 편안한 웨딩밴드 '굿밴', 매일 껴도 마음에 든다! 

웨딩밴드는 저렴하게는 백만원 안팎부터 고급라인으로는 몇 천만원까지 가격 스펙트럼이 넓다. 간혹 연애 때 커플링을 그냥 웨딩밴드로 쓰거나, 부부가 둘 다 악세서리를 잘 착용하지 않아서 웨딩밴드를 생략하거나 초저렴이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난 악세서리를 자주 착용하진 않지만, 결혼반지는 매일 하고 다닐 생각이었기 때문에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검색을 하다가 '굿밴'의 반지를 찜했다. 나만의 기준이란 '심플', '고급', '편안'이다. 더 자세한 웨딩밴드 후기는 예전 포스팅([결혼준비#07])에서 확인할 수 있다. 

 

5월 웨딩촬영 때 한 번 끼고 반년 넘게 잘 보관했다가 결혼식 이후부터 웨딩밴드를 매일 착용하고 있다. 아주 편하고 마음에 든다. 지금은 생활기스가 잘게 나서 자세히 보면 새것 같지는 않지만, 이 또한 흡족하다. 굿밴에서 말하는 '시간을 담는 아름다움'이 이런 것 아니겠는가. 결혼 10년차, 30년차, 50년차가 되었을 때, 결혼생활 기간에 맞게 같이 나이들어 가는 반지가 늘 새것같은 반지보다 아름다울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티파니 밀그레인 반지랑 부쉐론 콰트로 스몰링도 내 마음을 좀 뺏긴 했다. 그렇지만 굿밴을 고른 걸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밀그레인은 꽤 많은 커플이 이미 하고 다니는 웨딩밴드라는 게 마음에 걸리고 콰트로링은 내 평상시 스타일에 비하면 조금 과한 느낌이긴 하거든. 이십대 시절에는 화려한 악세서리를 꽤 좋아하기도 했던지라 가끔 콰트로링을 비롯한 예쁜 반지들에 눈이 간다. 나중에 마음에 드는 거 발견하면 하나 사서 어울리는 옷에 착용하고 다녀야지. (아래 사진은 굿밴 온라인 스토어 구경갔다가 마음에 든 웨딩밴드인데, 꼭 웨딩밴드로 안 하더라도 하나 사서 우아한 차림으로 외출할 때 끼고 싶더군!)

웨딩밴드
굿밴 웨딩밴드 (출처: 굿밴 스마트 스토어)

 

사진으로 보니 더 우아한 미카도실크 홀터넥 드레스!

난 드레스투어를 총 4군데 했는데, 강경 실크파라서 어렵지 않게 '시작바이이명순'을 택했다. 여기서 입어본 드레스들 중에서는 보트넥 7부 소매랑 홀터넥이 끝까지 고민이었고, 난 또 내 주관대로 홀터넥을 골랐다. 드레스 셀렉 후기는 지난 포스팅([결혼준비#15]) 참고. 그리고 결혼식 때는 사실 정신이 없어서 내가 무슨 드레스를 입고 있는지도 모르고 시간이 흘렀는데, 다 끝나고 사진을 보니 흡족함이 밀려오더군. 

 

튀는 걸 즐기진 않지만 너무 흔한 건 피하고 싶은 나에게 최적의 선택이었던 거 같다. 결혼식 날 움직이기도 아주 편했고, 약간 마음에 안 들었던 뒷 디테일은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사진은 자고로 앞모습이 많이 찍히고 눈도 가니, 뒤가 예쁜 보트넥 보다 앞이 마음에 든 홀터넥을 고른 나, 칭찬한다! 

 

개인적으로는 원판 사진들보다 사진작가님이 사진 다 찍고 나서 남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친구 폰으로 셀카 찍은게 마음에 드는데, 여기서도 내 드레스의 존재감이 빛난다. 내 눈에만 빛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예전에 드레스 셀렉 관련해서 찾아볼 때, 내 눈에 예쁜 것보다 다른 사람이 예쁘다고 골라준 것을 입으라는 조언도 종종 본 거 같은데, 난 반대다. 무조건 자기 마음에 드는 거 입는 게 좋다고 본다. 예쁜 드레스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결혼식 당일날은 어떤 드레스를 입든 남들 눈에 보이는 건 큰 차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결혼식 사진은 남들보단 내가 제일 많이 본다. 그러니 내 마음에 드는 걸 입어야 하지 않겠는가. 

 

완벽한 쉼과 기쁨이 되어준 허니문! 12월 여행은 뉴질랜드로!

사정상 신혼여행을 결혼식 직후가 아닌, 식 끝나고 3주 후쯤 갔다. 한겨울이라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고민을 좀 했다. 날씨를 고려했을 때 하와이가 제법 끌렸지만, 나는 이미 한 번 다녀온 데다가 나중에라도 여긴 또 갈 수 있을 거 같아서 신혼여행지로 고르진 않았다. 그래서 고른 곳은 바로 뉴질랜드! 왠지 신혼여행 아니면 따로 시간 내어 가기가 쉽지 않을 거 같아서 결정했다. 

 

워낙 준비할 게 많은 결혼식인지라 신혼여행은 패키지로 가는 부부가 많다고 들었다. 그러나 나는 워낙 혼자 알아보고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는지라 이번에도 검색과 지도를 애용하며 여행 루트를 짜고 예약을 했다. 물론 예랑이랑 신혼여행 관련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어느 지역 숙소를 좀 알아보라는 숙제를 내주기도 하며 같이 준비하긴 했지. 일정 확정(어느 도시에 며칠 머물지 정도까지만), 항공권 예약, 렌트카 예약, 숙소 예약, 여기까지 하면 여행 준비 거의 끝이다. 아, 뉴질랜드는 비자 발급을 받아야 하는데 어렵지 않다. 잊지 말고 미리만 준비하면 된다. 

 

날씨도 좋았고(햇빛이 꽤 따갑고, 간혹 바람이 세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여행하기 좋았다!), 풍경도 아름답고, 은하수도 구경하고, 현지인 가정집에 초대도 받고(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분이 초대해주심!), 트래킹도 하고, 빙하도 보고, 양들도 잔뜩 보고, 호숫가 잔디에 누워 책도 읽고, 푹 쉬고 많이 즐긴 완벽한 신혼여행이었다. 돌아오는 길이 어찌나 아쉽던지. 

 

신혼여행도 도시별로(크라이스트처치-트와이젤-와나카-퀸스타운) 포스팅 하나씩 남겨서 추억을 하려 하는데, 신혼생활과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영 시간이 잘 안 난다. 그래도 천천히 해봐야지. 

뉴질랜드-호수와-산
뉴질랜드 호숫가 풍경 (출처: 신랑 필름 카메라)

 

30년 후쯤 한국의 결혼식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약 11개월 정도 준비해서 무난하게 결혼식을 마친 소감은 딱 하나다. '후련하다!' 

 

만약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면, 웨딩촬영(스튜디오나 야외)만 하고, 직계가족만 모시고 식사 한 번 하고, 친한 친구들 불러서 작게 파티 한 번 하면서 결혼을 기념하고 싶었다. 200명, 300명 혹은 그 이상을 초대해서 진행하는 결혼식은 정말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러나 결혼식이 어디 당사자들의 행사이겠는가.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그냥 전형적인 결혼식의 패턴을 따라가는 게 무난한 선택이다. 어설프게 나만의 결혼식을 준비하려 하면, 돈도 시간도 훨씬 더 든다는 게 정설이다. 

 

이런 결혼문화는 앞으로도 쭉 지속될까? 외국은 어떤 결혼식 문화를 가지고 있을까? 

 

결혼이라는 것이 중요한 행사이니만큼 어떤 식으로든 기념은 하겠지만, 그 방식이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롭고 따뜻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지금의 방식은 다소 전형적이고, 공식적이고, 형식적인 것 같다. 

 

그래도 무사히 잘 마쳤기 때문에, 한 고비 넘은 느낌이고, 그 과정에서 신랑이랑 서로 더 알아가게 된 부분도 없지 않다. 어차피 중요한 건 결혼식 이후의 결혼생활이니, 무사함을 넘어 충만함과 감사함으로 아름다운 가정을 꾸려가야지. 

 

결혼준비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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