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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청와대 관람, 멋진 조경수가 인상적!

by 달리뷰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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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나들이, 청와대 한 번 가볼까 (예약은 필수)

2022년 5월 10일 청와대가 개방됐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머물고 일했던 공간이니 궁금하기는 했지만, 굳이 찾아갈 만큼은 아니었다. 근데 주말에 그 근처에 다른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청와대나 한 번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예약하고 다녀왔다. 예약은 '청와대, 국민 품으로' 사이트에 들어가면 손쉽게 할 수 있다. 매주 화요일은 휴관이고, 오전 9시부터 한시간반 간격으로 예약 시간이 정해져 있다. 예약하면 문자로 안내 및 링크가 날아오는데, 링크를 누르면 바코드가 있다. 입장 시 바코드를 확인한다. 입장이나 퇴장 시간을 엄격하게 보지는 않더라. 
 
청와대 관람, 한 번쯤은 가볼만 한 거 같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온 분들도 많고, 데이트하는 커플도 많고, 또 60~70대 이상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의 단체도 몇몇 보였다. 느긋하게 둘러봐도 한두 시간이면 충분하니, 주변에 경복궁이나 삼청동 산책까지 같이 계획하면 하루 혹은 반나절 나들이로 알찰 듯하다. 

청와대-주변-지도
청와대 주변 가볼만한 장소 (그림출처: 청와대, 국민 품으로 사이트)

 

인왕산을 등지고 푸른 기와를 얹은 시그니처 풍경 찰칵!

나는 춘추관 쪽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거길 먼저 둘러봤다. (바코드 찍는 건 정문쪽이었던 듯) 대통령의 기자 회견 및 출입 기자들의 기사 송고실로 사용된 공간이라는데, 내가 대통령인 것처럼 기자회견 분위기 낼 수 있는 포토스팟이 마련되어 있다. 춘추관 옆으로는 등산로 출입구가 있는데, 나중에는 이 등산로를 올라가 보고 싶더라.
 
상춘재, 침류관, 관저 등을 차례로 지나며 구경하는데, 사실 뭐 아주 인상적이진 않았다.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같은 궁궐 구경이랑 비슷한데, 다만 조금 더 현대적인 느낌 정도다. 건물이나 유적보다는 자연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더 그런 거 같다. 관저 뒤로는 오운정과 보물인 석조여래좌상이 있는데, 그나마 보고 싶던 여길 못 가봤다. 오전에 비가 조금 왔었는데, 오후에는 비가 그치고 날이 맑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천 시 출입금지여서 막혀 있더라. 아쉽더군. 
 
조금 내려와서는 본관을 둘러봤다. 역대 대통령들 얼굴을 캐리커쳐로 그려 액자에 전시한 곳도 있고, 영부인들 사진이 마찬가지로 액자에 전시된 방도 있다. 집무실, 손님 접대실 등등을 걸어가며 다 둘러볼 수 있는데, 조명들이 상당히 고급지더라. 
 
본관 나와서는 벤치에 한참 앉아 쉬었다. 인왕산을 등진 청와대 본관이 딱 보이는 자리라서, 앉아 있노라니 앞쪽에서 사람들이 나름의 포즈로 사진을 찍는 걸 바로 구경할 수 있었다. 이 밑에 사진이 청와대 시그니처 샷 느낌이다. (구도가 별로 좋진 않다만..) 이걸 배경으로 다들 한컷 남기더군. 

뒤에-인왕산이-있는-청와대-본관-모습
인왕산을 등진 청와대 본관의 모습

 

세심하게 관리된 나무와 꽃들, 조경의 끝판왕 느낌!

의외로 내가 청와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조경수였다. 일단 여러 종류의 나무와 꽃들이 많다. 그런데 나무들이 정말 정말 관리가 잘 되어 있다고 느꼈다. 산에 있는 나무야 그냥 자연 그대로의 상태니까 예쁜데, 가로수나 정원수는 가지치기를 하는 등 사람의 손길을 탄다. 내가 본 그런 조경수들이 일반 헤어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긴 사람들의 헤어라고 친다면, 청와대에 있는 조경수들은 세계 초일류 헤어디자이너에게 맡긴 머리 스타일 같다고나 할까. 
 
사진을 제대로 남긴 게 없어서 아쉬운데, 정말 어쩜 이렇게 수형이 예쁘게 잡혔을까 감탄이 절로 나오는 나무가 많았다. 원래 조경에 별 지식도 관심도 없는데도, 보면 딱 다르더라. 모과나무는 꽃도 예쁘게 피어 있어서 참 탐스러웠다. 배롱나무, 향나무도 멋있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청와대 내부 나무를 소재로 2019년에 다큐멘터리도 나왔다고 한다. 청와대 경호처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서 제작했다는데, 제목은 '흔하지만 특별한 나무들-청와대 나무 이야기'다. 다큐멘터리에는 '팔도 소나무가 영빈관 주변에 있는 이유, 창경궁 향나무가 청와대로 온 까닭' 등도 설명하고, 전반적인 청와대 조경을 잘 보여주는 거 같다. 내가 못 본 건지, 지금은 없어진 건지, 영상에는 청와대 안에 야생화도 많다고 하니, 한 번 보고 싶구먼. 유튜브에 있으니 나중에 한 번 봐야지! (혹시 청와대 관람을 고려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영상을 먼저 보고 가도 좋을 거 같다. 보이는 게 더 많을 테니.)

청와대-안에-있는-나팔수선화나팔수선화-옆에-있는-예쁜-풀
청와대 안에 있던 나팔수선화와 이름 모르는 풀

 
급하게 추진해서 겸사겸사 다녀온 청와대 관람, 시간 난다면 한 번쯤 다녀올 만한 곳 같다. 특히 다른 데서는 쉽게 보기 힘든 멋진 조경수들에 집중해서 돌아보는 것도, 청와대를 더 잘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일 듯. 두 번 갈 필요까진 없어보이지만, 다음에는 춘추관 쪽 등산로를 가보고 싶긴 하다. 그때 조경수 보러 청와대 한 번 더 들를 수도 있을 거 같다. 계절마다 또 느낌이 다를 것 같으니, 가을쯤 한 번 와볼까나. 그때는 청와대 조경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야지!

청와대-내부에-분홍색-커다란-글씨로-세워진-'청와대-국민품으로'-조형물
청와대, 국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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