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벨리타, 웨딩계에서 몹시 희귀한 정찰제 수입 드레스 샵
결혼준비에서 스드메는 세트처럼 묶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난 스튜디오는 따로 생각하는 컨셉이 있어서, 드메만 묶어서 플래너님과 예약을 했다. 근데 스드메로 안 하고 드메만 한다고 해서 가격이 많이 낮아지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가격구조이지만, 평생 한 번 하는 거니까 그냥 넘어갔다.
그러던 중, 웨딩 업체이지만 '정찰제'를 시행하는 샵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한 카페 '결혼을 발견하다(=결발)'를 알게 됐다. 정찰제를 한다는 것은, 고객과 흥정을 하거나 불필요한 중개 수수료를 떼지 않고 깔끔하게 퀄리티로 승부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결발 카페 참여한 웨딩 업체들은 이런 샵들인 거 같다. (내가 웨딩밴드를 맞춘 굿밴도 그렇다)
드레스 샵 중에서는 노바벨리타가 유일한 정찰제 샵인 거 같은데, 이미 드레스 투어를 예약했지만 카페 이벤트로 투어 기회를 얻게 됐다. 여기 사장님도 본인이 결혼준비하다가 이 가격구조를 이해할 수 없고, 고급 드레스를 찾고 싶은 마음에 직접 샵을 차리가 됐다고 한다. 급히 평일로 잡아서, 혼자 드투를 다녀왔다! (원래 지정이 아니면 드투 때 촬영 불가한데 이벤트라 촬영 허가받음!)
드레스 투어는 예쁜 가운과 로우번부터 시작!
일단 샵에 들어가서 드레스들을 훑어봤다. 나는 A라인이나 벨라인 드레스를 선호하고, 전체 실크 혹은 부분적으로라도 실크가 들어간 드레스를 원했다. 비즈가 가득한 드레스나 머메이드 드레스는 내 후보군에 없었다. 내 취향에 맞는 드레스가 보여서 그걸 말씀드렸다. 그리고는 스태프 분께서 로우번 머리를 해주시고,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드레스 샵은 가운부터가 참 예쁘다. 드레스 탈의가 쉽도록 여미는 쪽을 뒤로해서 착장 완료!
[1번] 하얗고 러블리한 실크 탑, 레이스 치마의 풍성 드레스
일단 아까 내가 마음에 든다고 말씀드린 드레스를 입었다. 풍성라인이고 상의가 실크라서, 원래 내가 원하던 스타일과 상당히 부합한다. 입어보니 볼 때보다도 훨씬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사진이 많이 아쉽다. 드레스가 워낙 새하얘서 빛이 반사되다 보니 디테일이 다 날아갔다. (내 폰으로 사진 찍어주신 스태프 분께서, 사진 잘 못 찍는 편이라고 염려하며 찍어주셨는데.. 실제로 드레스가 잘리거나 화각이 별로인 게 많다ㅠㅜ 그래도 감사..!)
티아라도 쓱, 하얀 부케도 들고, 베일도 여러 가지로 연출해 보니, 드레스만 있을 때랑은 또 느낌이 달랐다.
드레스가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사진이 아쉬워서 노바벨리타 인스타에서 같은 드레스를 찾아냈다. 모델은 내가 위에 두른 것 없이 탑으로 연출했는데, 이것도 깔끔하니 예쁘다. 풍성한 스커트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들어간 장식이 과하지 않고 은은하게 예쁜데다가,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뒷모습까지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2번] 상의 레이스, 치마 실크인 하이웨이스트 유니크 드레스
두 번째로 입은 드레스는 다른 데서 잘 못 본 독특한 디자인이 매력적이었다. 상의는 레이스고, 치마는 도톰한 실크인데, 새하얗고 환하다. 게다가 허리 라인을 실크 띠로 높게 잡았는데, 이게 정말 포인트다. (착용샷에서는 부케에 가려진 부분이라, 인스타 모델샷을 추가했다) 우아한 느낌이면서 러블리한 분위기도 난다.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는 덤이다! 나는 키가 큰 편이지만 본식 때 굽이 거의 없는 신발을 신을 거라서 이 드레스도 몹시 탐났다.
구슬이 촤라락 박힌 베일을 쓰니 뒷모습도 포인트가 있더라.
노바벨리타 인스타그램에서 같은 드레스를 찾았다. 이 모델처럼 짧은 베일과 큰 귀고리를 하면 발랄한 분위기가 한층 더해질 거 같다. 다시 봐도 허리 라인이 참 마음에 들게 빠진 드레스다.
[3번] 소화하기 어려웠던 긴팔 머메이드 드레스
세 번째는 머메이드에 도전했다. 사장님께서 긴팔 느낌도 보면 좋을 거 같다고 하시면서 추천해 주셨다. 예쁘긴 한데, 하체가 튼튼한 나에게는 쉬폰처럼 하늘하늘하게 촤라락 떨어지면서 라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스커트가 다소 부담스럽더라. 보종 속바지를 입고 갔는데, 속바지 끝단이 치마 위로 조금 도드라지기도 했다. 이건 골반이 있는데, 다리는 날씬한 분들이 입으면 예쁠 것 같다. (그래서 모델샷을 보고 싶었는데, 못 찾았다.)
그런데 사장님 의견대로 긴 팔을 도전해 본 건 참 좋았다. 웨딩드레스는 탑이거나 반팔이 많은데, 난 초겨울 무렵 결혼이라 긴팔도 끌리더라.
아, 그리고 이 드레스는 로우번보다 반묶음이 예쁠 거 같다. 야외 결혼식이나 2부를 길게 하는 호텔 결혼식 2부에 어울리는 드레스라고 생각했다.
[4번] 굉장히 아름다운, 비즈 뿜뿜 머메이드 드레스
마지막으로 입은 드레스는, 비즈가 빼곡한 머메이드 스타일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스타일의 드레스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의 추천에는 이유가 있다! 입어보니 의외로 너무나 예쁘고, 심지어 나랑 잘 어울리는 것 아닌가.
은은한 피치톤이라서, 하얀 부케보다는 유색 부케가 잘 어울렸다. 그리고 3번 드레스를 입을 때는 신경쓰이던 아랫배, Y존, 허벅지 라인이 이 드레스에서는 감쪽같이 탄탄하게 숨겨진다.
게다가 조명을 어둡게 하니 비즈의 반짝거림이 도드라져서 더욱 시선강탈이다. 사진으로는 차마 담기지 않는 영롱함이랄까. 동영상을 찍어보니 사진보다는 잘 담기는데 용량이 커서 올리지는 못했다. 몸을 살짝 움직일 때마다 이쪽저쪽에서 블링블링하니 눈을 뗄 수가 없다.
아래는 뒤쪽에 있는 흑경에 비친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어두운 홀에서는 비즈 드레스가 어울린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한 드레스였다. 나도 살짝 어두운 홀인데, 역시 실크보다 비즈가 나으려나. 풍성 실크 취향이던 내 마음을 크게 동요시킨 드레스였다!
노바벨리타, 훌륭한 드레스 컨디션도 큰 장점
이렇게 네 벌의 피팅을 다 마쳤다. 드레스들이 다 새것처럼 깔끔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사실 깨끗한 드레스는 기본이므로, 지저분하면 불쾌해도 깨끗하다고 점수 줄 일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걸 꽤 유심히 봤다. 왜? 얼마 전 결혼한 친구가 이것 때문에 많이 속상해했기 때문이다. (업체는 모름) 드레스 샵에서 추가금 크게 내고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고른 내 친구, 정작 당일에 샵으로 온 드레스는 셀렉 때 본 드레스와 컨디션이 너무 달랐다고 한다. 헌 드레스, 낡은 드레스 느낌. 그래서 헬퍼 분께 말했으나, 조치할 수 있는 게 없고, 나중에 드레스 샵에 컴플레인 하려다가 어차피 돌이킬 수도 없으니 그냥 관뒀다고 한다.
노바벨리타는 일단 저렴이 드레스는 아닌 데다가(정찰제이니 가격이 공개됨. 본식 1벌 대여 220만원), 이탈리아에서 수입 한 고급 드레스를 취급하기 때문에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고 한다. 가봉도 코르셋이 아닌 지퍼로 해주신다고 들었는데, 그럼 뒷모습이 훨씬 깔끔할 거 같다.
8월로 예정된 내 드레스 투어 샵들은 노바벨리타보다는 다소 가격대가 낮다. 메이크업이랑 합쳐서 견적을 받아서 드레스만은 얼마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대략 100만원대 중후반을 예상한다. 그런데 결혼식은 추가금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200만원이 조금 넘을 수도 있다고는 예상하고 있다. 일단 8월에 세 군데 투어하고, 그 무렵 노바벨리타도 신상이 들어온다고 하니 그 무렵 한 번 더 와서 내 본식 드레스를 결정할 생각이다. 사실 나는 드레스에 힘주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는 편이었는데, 만약 독특하고 세련되고 컨디션 좋은 드레스를 꼭 원한다면 노바벨리타는 훌륭한 옵션일 듯하다.
나의 첫 드레스 투어, 급작스럽게 진행했지만, 친절한 스태프 분과 차분한 사장님 덕에, 즐거이 잘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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