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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견해

후쿠시마 오염수, 정말 안전한 건가?

by 달리뷰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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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악의 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 오염수 상황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지진이 일본을 강타했다. 지진과 뒤이은 거대 쓰나미로 후쿠시마 지역에 있던 후쿠시마 제1원전이 타격을 입었다. 원자로 냉각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아서 수소 폭발이 수차례 일어나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 벌써 12년 전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주변 마을은 복구되지 않은 곳이 많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아직까지도 지속적으로 상당량의 오염수가 발생한다. 사고 때 녹은 핵연료를 식히려고 주입하는 냉각수와 외부 유입되는 지하수 때문이다. 2021년 BBC 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2021년 3월 중순경, 125만 844톤의 오염수가 저장 탱크에 보관됐고, 이 양은 계속 늘고 있다. 그리고 이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세슘 등의 방사성 핵종 물질이 들어있다.

 

일본 정부는 알프스(ALPS)라는 설비를 통해 오염수를 처리한다. 이걸 거치면 삼중수소와 탄소-14를 빼고 다른 물질들은 다 제거된다는 게 일본 측 주장이다. 

 

그리고 일본은 안전에 문제 없고, 더 보관할 공간도 없으니 이제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갑자기 정한 건 아니고 이 무렵 방류할 계획으로 몇 년 전부터 준비를 한 것 같다. 

 

우리나라 시찰단은 무엇을 하러 가는가

아무리 잘 처리를 했다고 해도, 방사성 물질로 오염됐던 물을 바다로 내보낸다는 게 일단 마뜩잖다. 내가 먹는 해산물, 소금 이런 것들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 전반적인 해양 오염에도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본 최인접국이라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 아닌가. 

 

그러나 일본도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안전하다고 주장하니 이걸 믿어도 되나 물음표가 뜬다.  

 

우리나라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점검할 시찰단이 꾸려져 지난 21일 일본에 도착했고, 오늘(23일)은 원전 현장에 직접 방문하고, 26일 귀국하기까지 이것저것 점검하고 질의응답하고 그런단다. 

후쿠시마-오염수-시찰단-파견-관련-후쿠시마-원전-모습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사진출처: MBC 뉴스)

 

그런데 이런 며칠 간의 방문으로 과학적 점검 결과를 짠 하고 보일 수는 없다. 서울대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가 CBS 라디오에서 한 인터뷰에 따르면, 실제 검증은 1년 정도에 걸쳐 하는 일이기에 이번 시찰은 말 그대로 정말 시찰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강 교수는 실제로 2015년 우리나라 식약처 및 전문가들과 시찰단을 꾸려 후쿠시마에 두 번 다녀왔는데, 그때 검증을 할 시간은 안 됐고, 다만 일본 현지 분위기와 반응을 확인하는 건 유효했다고 말했다. 적어도 일본이 뭔가를 속이고 있지는 않다는 걸 확인했다고 하더라. 

 

이번 우리 시찰단도 실제로 뭘 검증할 거 같진 않다. 그런데 적어도 오염수 및 처리수 샘플은 들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일본에 있는 며칠 동안에는 당연히 불가능하겠지만, 가져온 샘플로 한국에서 조사하고 검증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근데 이걸 안 한다는 거 같은데,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그래서 후쿠시마 오염수는 정말 마셔도 될 정도인가

영국의 한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정확하게는 알프스를 거친 처리수를 마셔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 정도라면 굳이 바다에 방류하지 말고 일본 내부에서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쓰면 될 것을 왜 굳이 국제 사회의 우려를 받으며 방류하려고 할까? 물론 어마어마한 양이다보니 그걸 여기저기로 이동시키느니 한 번에 바다로 보내는 게 간단하고 경제적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거야 일본 사정이다. 인접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정말 그 물이 안전한지도 신경 쓰이고, 안전하지 않은 채로 방류된다면 우리 건강과 우리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방류에 반대하는 게 디폴트값이다. 정말로 안전하다는 걸 입증하고 싶으면 온갖 검증에 다 적극 응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 같지도 않아 보이고.

 

사실 아까 위에 언급한 서울대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는 후쿠시마 처리수가 방류되어도 문제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지난주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서 이 주제로 강 교수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정말 안전한 것 같기도..?'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금만 더 찾아보면, 안전성에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도 아직 많은 듯하다.

 

솔직히 비전문가이고, 언론 보도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는 일반인으로서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우리 건강과 경제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니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오늘밤 백분토론도 이거 주제로 진행되는 것 같던데, 한 번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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