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뷰26 꽤 쫄깃한 사이다 스릴러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킬링타임용으로 틀었다가 나름 재밌어서 시간 순삭 이 영화는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로 떠서 근래 눈에 띄었다. 아주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보다는 생각없이 대충 한 번 봐볼까, 라는 마음으로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주연배우가 천우희와 임시완이라는 점도 플레이 버튼 클릭에 한 몫을 했다. 사실 해당 배우들의 다른 작품을 본 적이 없긴 한데, 제법 탄탄한 젊은 배우라는 평은 들은 거 같거든. 보다 졸리면 다음날 이어 볼 생각이었는데, 꽤 흥미진진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봤다(중간에 밥 먹고 온 거 제외) . 공포나 스릴러 영화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편이라 재밌다는 생각도 잘 안 하는데, 이건 쫄깃쫄깃한 스토리에 전개가 빠르고 시원해 마음에 좀 들었달까. 일본 소설이 원작이고, 일본 영화로도 있다더라. 줄거리는 단순.. 2023. 3. 9. 『기후에 관한 새로운 시선』, 조금 새롭지만 역시나 슬픔 기후위기, 심각성은 알겠는데 해결책이 없어 보여서 무기력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가 지구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고, 기후가 점점 상승해서 인류가 큰 위기를 겪으리라는 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다.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은 실감이 안 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찾아봐도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들과 이에 대해 인간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호소들이 매우 많다. 전 세계적으로 몇 개월 동안 꺼지지 않는 산불, 몇 천만 명의 이재민을 낳은 홍수 등이 기후위기와 관련 있다. 그리고 하와이에서 해변가 집값이 떨어지고 높은 지대 집값이 오른다는 데 이 역시 기후위기로 해수면 상승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다른 도시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자카르타가 해수면 상승시 물에 .. 2023. 3. 8. <더 글로리> 파트2, 나만의 핵심 관전 포인트 셋! (feat. 넷플 공식 떡밥 정리) 학폭 피해자의 인생을 건 처절한 복수! 파트2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지난 2022년 12월 30일 파트1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은 드라마 . 1월에 별 생각 없이 첫 화를 틀었다가 8화까지 몰아보기로 다 끝내고 말았다. 늘 대박을 치던 김은숙 작가가 2020년에 의 폭망으로 주춤하나 했는데, 멋지게 컴백한 셈! 줄거리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문동은이 가해자인 박연진, 전재준, 이사라, 최혜정, 손명오에게 인생을 건 복수를 하는 스토리다. 여기에 칼춤 출 예정인 피부과 의사 주여정과 연진의 남편이자 동은의 바둑메이트 하도영이 더해져 극에 긴장을 높인다. (사족이지만, 이전까지는 송혜교의 목소리 톤과 연기를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좀 인정!) 파트1.. 2023. 3. 6. 나는 볼 수 없는 내 뒷모습, <하나 그리고 둘> 숨은 명작 영화로 잘 알려진 이 영화는 대만 감독인 에드워드양이 2000년 발표한 작품이며, 당해에 깐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나무위키에 나온 서정환 평론가의 평을 빌리면,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을 통해 대변되는 개인의 삶의 순환이 가족, 사회의 구성으로 연계되는 너르고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걸작' 영화다. 하나의 굵직한 사건이 아닌 여러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데다가 세 시간에 가까운 긴 러닝타임(정확히는 173분) 덕에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영화일 수도 있다. 넷플릭스에도 왓챠에도 없길래 구글 플레이에서 찾아두고, 처음에 보다가 집중 못해 꺼버리고, 다시 도전하여 자체적으로 한 번 인터미션을 갖고 다 봤다. 아주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할 거리를 꽤 던져주는 좋은 영화라고는 생.. 2023. 3. 5. 짧고 굵고 진한 교감, <나의 문어 선생님> 번아웃 상태의 인간, 바다 깊숙이에서 평온을 찾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 남아공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 크레이그 포스터가 제작해 호평을 받고, 2021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작품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촬영하던 크레이그는 어느날 자신이 자연의 외부인이 된 느낌이 들고 번아웃이 온다. 일도 지치고, 아들 톰에게 좋은 아버지가 될 수도 없을 거 같다는 생각에 눌리던 크레이그.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촬영 중 만난 어느 사냥꾼들에게 영감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가 대서양에 뛰어든다, 매일매일. 험한하고 시린 바다가 두렵기도 했지만 크레이그는 점차 바다에서 평온을 찾는다. 그리고 그렇게 찾은 바다에서 문어 한 마리를 만나게 되고, 이 문어와 약 1년 간 함께하며 가.. 2023. 3. 4. 『아무튼, 달리기』, 사람은 뛰면서 어떻게 변하나 하루키로 '달리기'에 관심 + 믿보책 '아무튼' 시리즈 = 아무튼 달리기 어제 포스팅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덕에 달리기에 관심이 생겼다. 관심이 생겼으면 일단 운동화 신고 나가 달려보면 될 일인데, 집순이 책순이 나는 달리기 책을 한 권 집어들었다. 전에 읽었던 『아무튼 식물』, 『아무튼 비건』과 같은 시리즈인 『아무튼 달리기』! 하루키는 나보다 나이도 많고 울트라 마라톤도 뛰어본 넘사벽의 느낌이라면, 이 책의 저자는 달려본 경험이 별로 없는 나와 같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글을 시작한다. 동시대, 비슷한 나이(아마도?), 서울에 살고 있는 작가이니 하루키보다는 훨씬 가까운 느낌. 야심한 밤 산책로에 선 남자, 수미상관이지만 달라져 있다! 157쪽 분량의 책이지만 판형이 작고 챕터 .. 2023. 3. 4. 무슨 생각하며 뛰나: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기에도 진심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는 1949년에 태어났다. 2023년 현재 70대 중반의 노인이다. 나이 서른 즈음 소설가로 데뷔해서 꾸준히 많은 소설을 써냈다. 다음달에 일본에서 신작소설 하나를 또 발표한다고 하니, 다작의 작가임은 틀림없다. 그런데 무라카미 하루키,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키워드는 달리기다(음악, 야구도 있긴 하지만). 34살에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이후, 마라톤은 수십 번을 더 뛰었고, 46살에는 무려 100km 울트라 마라톤까지 뛴 사람이니 그럴만하다. 전성기 때의 마라톤 기록이 3시간 30분 정도라고 하던데, 나야 잘 모르지만서도, 아마추어로서는 몹시 훌륭한 기록이라더라. 이런 하루키가 쓴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예전에 .. 2023. 3. 3. 하루키 「드라이브 마이 카」, 영화도 좋고 책은 더 좋고! 타고난 이야기꾼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 하루키를 처음 알게 된 건 이십대 초반쯤, 『상실의 시대』를 통해서다. 꿈꾸는 듯 몽환적이면서도 지독히 현실적인 새로운 세계에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었다. 그후 『해변의 카프카』 『기사단장 죽이기』 『1Q84』 등의 다른 소설과 몇 권에 에세이도 흥미롭게 읽었다. 그런데 단편소설은 읽을 생각을 못하다가, 소설집의 독특한 제목에 끌려 손이 갔다.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니. 어떤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걸까. 이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가벼우면서도 빼곡하고, 능수능란하면서도 서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총 일곱 개의 단편 중 첫 작품인 '드라이브 마이 카'는 특히나 몰입이 잘 됐다. 어쩌면 내가 운전을 막 배울 때 읽어서 더 그런 줄도 .. 2023. 3. 2.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