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웨딩북을 통해 총 4개의 웨딩홀 투어를 예약했다. 1월 중 토요일에 '더 화이트 베일', 그다음 평일에 '아펠가모 반포', '더휴웨딩홀', '더채플앳청담'을 가는 일정이었다. 첫 투어 전에 검색을 해보니, 웨딩 베뉴 투어를 위한 체크리스트가 생각보다 많더라. 깔끔하게 정리해서 공유해 주시는 분도 꽤 있다. 나는 내가 궁금한 정보들을 대강 적어본 후, 이런 리스트를 몇 개 훑어보면서 추가할 사항들을 추렸다.
투어 전에 한 번 숙지하고 가면 도움은 되는데, 괜히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는 일단 토요일 늦은 오후, 당일 예식은 모두 끝난 시간에 나의 첫 웨딩홀 투어를 다녀왔다.
[더 화이트 베일] 천천히 홀 구경 후 꼼꼼히 상담!
1. 투어 전 인상
더화이트베일은 건물 전체를 사용하지만 홀은 세 개다. 식사는 뷔페가 아닌 한상차림이다. 단독홀에 뷔페를 선호하는 내게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방하객들 오시기에 위치가 좋고, 서울에서도 길이 밀리고 복잡한 강남 한복판보다는 비교적 교통이 괜찮다. 주차도 넉넉해보였다. 대중교통으로 오기에도 3호선 남부터미널역 코앞이라 좋다.
하객 후기와 투어 후기를 찾아보니, 모르는 사람과 같은 테이블에서 한상차림 음식을 먹자니 조금 불편했다는 평이 두어 개 보였다. 홀 내부에 기둥이 있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더군. 이거말고는 대체로 괜찮은 평이 많았다.
2. 웨딩홀까지 가는 길
집에서 출발했는데, 도보 15분 거리라 그냥 걸어갔다. 3호선 남부터미널역 4번 출구와 가깝다. 지금은 공사 중인 4-1번 출구가 생기면 정말 웨딩홀 코앞이 입구라 좋을 거 같다. 건물 외관에는 꽤 큼직한 소주 광고가 있어서 이걸 꺼려하는 사람도 있다. 난 별로 신경 쓰이진 않았다. 아이유가 모델이고 광고 분위기도 샤방샤방한 느낌이라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거든. (없으면 더 좋긴 하겠지만)
예식은 다 끝났지만, 우리 앞에도 뒤에도 투어하러 온 커플이 있었다. 잠시 대기하다가 안내받고 본격 홀 투어를 시작했다.
3. 조금씩 다른 세 개의 홀: 4층 W홀, 3층 V홀, 1층 화이트베일홀
4층 W홀
여긴 버진로드 가로 길이가 널찍한 편이다. 그래서 신랑 신부가 약간의 댄스를 하거나, 축무를 추는 경우에 선호하는 홀이라 한다. 실제로 버진로드를 걸어봤는데, 넓긴 넓다. 후기에서 본 대로 기둥이 다소 걸려서, 기둥 근처 테이블 자리에서 중앙 앞쪽이 잘 보이는지 직접 앉아봤다. 몇몇 자리는 좀 가리지만 의자를 살짝 옮기면 보일 듯하더라. 여기의 신부대기실과 연회장도 둘러보고 설명 들은 후 한 층 아래로 내려갔다.
3층 V홀
여기를 보자마자 '어? 여기가 더 좋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 다소 어두운 홀이었기에 밝은 홀을 원하던 나로서는 스스로도 신기한 반응이긴 했다. 어둡고 밝음의 차이뿐 아니라 전반적인 홀 분위기가 살짝 다른데, 난 여기가 더 끌렸다. 좀 더 모던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이었다. 기둥에 거울이 붙어 있어서 답답함도 다소나마 덜한 것 같고.
다른 두 홀은 식 간격이 90분인데, V홀은 120분이라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90분이 모자랄 거 같지는 않으나(아펠가모와 더채플도 다 90분 간격), 120분이면 조금이라도 더 여유가 있을 테니!
여기서도 버진로드 걷고 사진도 직접 찍었는데, 내 사진은 수평이 안 맞아서 웨딩홀 공식 홈페이지 사진을 캡처했다. 실제 홀 모습도 사진과 동일하다.
V홀의 신부대기실은 아래 사진과 같다. 홀마다 신부대기실도 조금씩 다른데, 나는 신부대기실 로망이 따로 없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다 무난하고 괜찮아 보이더라. 조금 더 넓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사진에는 넓이가 가늠이 안 되지만 아늑한 사이즈다 .
연회장, 폐백실, 혼주메이크업실 등의 동선도 더 마음에 들었다. 연회장에서 다른 하객과 섞여 앉게 되진 않을지 꼼꼼하게 여쭤봤는데, 최대한 분리되도록 착석을 안내한다고 하셨다. 어떤 식으로 안내할지도 잘 설명해 주셨다.
1층 화이트베일홀
마지막으로 가본 건, 1층 화이트베일홀. 이 웨딩 베뉴의 메인홀이기도 하고, 박보영이 나오는 드라마에서 결혼식 장면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단다. 천장이 높고 밝은 분위기라 인기가 가장 많은 홀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내 눈에는 V홀이 더 좋아 보였다. 그래서 여긴 대강만 훑어봤다.
4. 실질적 이슈 상담 (장점 많음!)
4층부터 내려오며 웨딩홀 세 개를 다 둘러본 후 상담실로 갔다. 어느 홀이 마음에 드는지 먼저 물어보시길래 V홀이라고 답했다. 상담사 분이 잠시 컴퓨터 앞으로 가서 V홀의 11월 중 토요일 일정을 뽑아오셨다. 오후 1시가 가능한 날이 있고, 오후 3시가 가능한 날이 있었는데, 보증인원과 견적 차이가 좀 났다. 날짜만 봤을 때, 3시가 가능한 날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일정 외에도 식사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포함되는 항목은 무엇이 있는지, 연계되어 사용 가능한 옵션은 무엇인지, 당일 계약 혜택은 무엇인지 등등을 안내받았다. 상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 5개 있었다!!
(1) 홀 내부 수용인원 200명 이상
알아본 다른 웨딩홀 중 홀 내부 수용인원이 150명, 170명 이 정도인 곳이 많았다. 보증인원은 250명, 300명이면서 홀에 자리가 150개뿐이면 어떻게 하라는 거지? 난 이게 좀 이상했다. 물론 밥 먹으러 바로 가시는 분이 많다고는 해도, 내부 자리가 넉넉하길 바랐다. 왜? 내가 예전에 친구 결혼식 가서 뒤에 빽빽하게 서서 힘들게 식을 보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투어 한 지 두 달 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정확히는 230명인가 수용 가능하다고 하신 거 같다. 굿!!
(2) 홀 사용료에 본식스냅 포함
본식스냅 알아보고 계약하는 것도 일이고 비용인데, 저절로 해결되는 셈이다. 연계된 스냅업체 '잘앤제니뜨' 퀄리티를 몰라서 살짝 걱정이었는데, 추후 검색 및 연락해서 알아본 결과 몹시 마음에 들었다. 이 웨딩홀 촬영 경험도 풍부할 테니. 단, 포함 내역은 1인 촬영이므로 서브촬영 원할 때는 별도로 추가해야 한다.
(3) 혼주 메이크업실 보유 (비용은 별도)
내가 1, 2순위로 생각하는 아펠가모와 더채플은 혼주 메이크업실이 없다. 그래서 혼주들께서 직접 샵으로 가든 출장을 불러 ㄹ집에서 받든 해야 한다. 난 이게 또 그렇게 신경 쓰이더라. 본식 당일에 나는 정신이 없을 테니 부모님들 직접 챙겨드리기 힘들 텐데, 혹시라도 이동 동선이 안 좋거나, 출장 불렀을 때 이슈라도 생길까 봐 걱정이 됐다. 그리고 몇 년 전, 친오빠 결혼식 때, 웨딩홀 안에 혼주 메이크업실이 있었던지라 이게 꽤 편하다는 걸 경험해 봐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연계된 메이크업 업체 '활짝피움' 평도 좋고, 비용도 내가 따로 알아본 것보다 아주 살짝이지만 좀 더 저렴했다.
(4) 보증인원보다 추가된 인원도 식사에 무리 없음!
어떤 웨딩홀은 보증인원보다 10% 이상 초과된 인원에 대해서는 식사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로 지인 중에 어느 결혼식에 좀 늦게 갔더니 식권이 떨어져서 밥을 못 먹은 경우가 있다. 이건 정말 피하고 싶은 사태다. 더화이트베일은 아무래도 홀이 세 개다 보니 이런 부분에서 단독홀보다 유연한 듯하다. 지금까지 보증인원보다 하객이 더 많이 온 경우가 꽤 있지만 음식이 부족해 돌려보낸 적은 없다는 설명을 듣고 안심이 됐다.
(5) 만차 걱정 없는 주차장
상담사님과 함께 직접 주차장이 보이는 쪽으로 이동해 설명을 들었는데, 수용 캐파도 크고 동선도 좋아 보였다. 홀이 세 개라 혹시라도 주차공간이 부족하진 않을지 여쭤보니, 아직 만차된 적 없고, 혹시라도 그럴 경우 옆 건물 주차공간 활용도 가능하다고 한다. 예식 있을 때는 주차요원도 배치된다.
5. 계약 고민
한 시간 꽉 채워 투어를 한 후, 계약을 할지 말지 고민할 시점이 왔다. 원래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웨딩홀이어서 큰 기대가 없었는데, 직접 보고 설명을 들으니 장점이 많아서 고민이 됐다. 예랑이랑 의논을 하려 하니 상담사님께서 센스 있게 자리를 비켜주시더군.
마음에는 드는데, 여기가 첫 투어고 며칠 후 세 군데 투어가 잡혀 있어서 선뜻 결심이 안 섰다. 그래서 상담사님께 우리 상황을 솔직히 말씀드리니, 솔루션을 하나 제시해 주셨다. 우리로서는 솔깃한 솔루션이라 감사히 받았다! (일단 계약 후, 다른 데 투어 다녀온 다음 마음 바뀌면 위약금 최소로 계약 취소 가능한 솔루션. 자세한 내역은 우리 특수의 계약이니 이 정도만 쓰는 걸로.)
그래서 계약서에 사인 완료!
[더 화이트 베일] 첫 투어 마친 감상
계약서 사인한 후에도 V홀을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말씀드리니, 흔쾌히 오케이 하셔서 돌아보고 나왔다. 날은 이미 어둑해져 있더라. 며칠 후에 웨딩홀 투어를 세 개 더 해야 하지만, 그래도 왠지 마음이 후련했다. 일단 계약을 해놨으니, 날짜와 시간 맞는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초조하지 않아도 되어서 그런 거 같았다.
저녁거리를 걷는데, 예랑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왠지 여기서 결혼할 것 같아
과연 이 말은 현실이 될 것인가. 다음 포스팅에서 남은 웨딩홀 투어와 심경의 변화를 기록할 예정이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준비#06] 웨딩밴드 투어, 종로 '브리달메이', '디레브 쥬얼리' (1) | 2023.04.03 |
---|---|
[결혼준비#05] 아펠가모 반포와 더휴웨딩홀 투어, 장단점이 뚜렷! (0) | 2023.03.30 |
[결혼준비#03] 웨딩드레스, 투어할 샵 3개 고르는 꿀팁 (0) | 2023.03.28 |
[결혼준비#02] 강남서초 웨딩홀 투어, 예약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여.. (1) | 2023.03.27 |
[결혼준비#01] 언제 뭐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0) | 2023.03.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