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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뉴질랜드 여행 #01] 남섬 11박14일 여행 오버뷰 (feat. 일정, 경비, 감상)

by 달리뷰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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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뉴질랜드, 왜 남섬인가?!

일단 이번 여행은 신혼여행이었다! 그러나 신혼여행이라고 뭐 별다를 건 없다. 원래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대로 여행지를 정하고 여행을 계획했다. 난 뉴욕, 상하이, 도쿄, 두바이 이런 데 보다는 유럽의 자그마한 마을 스타일, 그리고 자연이 많은 스타일의 여행지를 좋아한다. 어쩌다보니 교환학생, 학회참가, 출장, 개인여행, 친구방문여행, 까미노 등으로 유럽 각 나라, 각 도시를 제법 다닌 편이었고, 여전히 유럽에 가보고 싶은 곳이 많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12월의 여행. 낮이 짧고 추운 겨울의 유럽보다는 따뜻하고 새로운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정한 곳이 뉴질랜드! 
 
오클랜드는 직항이 있다. 그러나 오클랜드가 있는 북섬보다는 테카포 호수와 밀포드 사운드가 있는 남섬에 가고 싶었다. 뉴질랜드 여행 책자와 인터넷 검색 결과를 대강 훑어본 결과, 자연을 즐기기에는 남섬이 더 나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유를 하는 시간의 손실을 감수하고 남섬 여행을 택했다. 크라이스트 처치 인, 퀸스타운 아웃! 

뉴질랜드 하늘, 산, 호수, 새

 

여유 한 방울, 욕심 한 방울 섞인 일정: 치치-트와이젤-와나카-퀸스타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은 한 도시에서 가능한 오래 머무는 거다. 첫 날은 새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다니고, 둘째 날은 전날 못 본 곳까지 구석구석 더 걸어다니고, 그 다음부터는 조금 익숙한 길을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나다닌다. 실제로 인도여행에서는 일주일씩, 열흘씩 머문 도시도 있었다. 어느 마을에서는 단골 빵집까지 생겼더랬지. (그러나 그때는 방학이 두달이었던 대학생이라 가능한 일정..) 
 
이번 여행은 11박 일정이고 크라이스트 처치 인, 퀸스타운 아웃을 고정한 상태로 일정을 고민했다. 인아웃 도시에서 각각 1박 혹은 2박 정도를 하고, 중간에 더 한적하고 아름다울 것 같은 곳에서 길게 머물고 싶었다. 일단 남섬 여행의 필수코스인 테카포 호수 근처 마을과 극찬의 후기가 많은 와나카를 후보에 넣었다. 구글맵에서 위치와 사진들을 보고, 여행 후기들을 참고해가면서 최종적으로 정한 일정과 실제 세부 일정은 다음과 같다. 
 

크라이스트 처치 D01공항에서 렌트카 수령해서 숙소로. 해글리 파크 산책. 맛집 찾아 저녁.
D02차 타고 포트힐! 오후에 마트에서 장보고, 친구집 방문. 밤거리 산책.
트와이젤D03체크아웃. 테카포 호수푸카키 호수 등을 다 들르고 트와이젤 숙소 체크인. 은하수 봄.
D04차 타고 마운트쿡 가서 후커밸리트랙 걷기. 설산도 보고 빙하도 보고. 
D05하이컨트리살몬에서 완전 맛있는 연어 먹기. 호숫가에 돗자리 펴고 놀기.
와나카D06체크아웃. 차타고 클레이 클리프. 와나카 도착해서 긴 산책. 마트에서 장보기. 
D07늦잠 자고 게으름 피우다가 숙소 근처 와나카 호수에 돗자리 깔고 놀다가 근사한 저녁 식사.
D08차 타고 근처 다른 호수 가서 또 돗자리 깔고 놀다가, 숙소 근처 호숫가에서 또 놀기.
D09아침 일찍 차로 로이스픽 시작점 가서 쉬엄쉬엄 약 8시간 등산. 양을 엄청 가까이서 많이 봄. 숙소 와서는 수영복 챙겨서 호숫가에서 물놀이.
퀸스타운D10체크아웃. 와나카 호수에서 돗자리 깔고 여유 즐기다가 느긋하게 출발. 뷰포인트들 찍고 퀸스타운 도착. 시내 구경.
D11 가족들 선물 사러 돌아다니고, 유명한 퍼그 버거 먹고, 산책.
D12체크아웃. 루지 타고 놀다가 공항으로 가서 렌트카 반납하고 출국.

 

둘이서 11박 뉴질랜드 남섬 여행, 총 비용은? 

해외여행은 늘 비행기표 발권부터 시작이다. 뉴질랜드는 12월이 성수기라 비행기 값이 꽤 비쌌던 거 같다. 갈 때 홍콩 경유하는 캐세이퍼시픽 1인당 약 75만원, 올 때 오클랜드 경유하는 에어뉴질랜드 1인당 약 95만원으로 예약했다. (가는 편 경유는 짧았는데, 오는 편 경유는 밤에 12시간 넘게 버텨야 해서 공항 노숙을 택했다. 편하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버틸만 했다.)
 
비행기표 발권 직후에는 렌트카를 예약했다. 렌탈카스닷컴이라는 데를 활용했는데, 12일 렌트 비용이 110만원 정도다. 이중 16만원은 디파짓인데 아직도 반환되지 않았다. 차는 기아 스토닉이었고, 보험은 풀로 들었다. 원래 난 70만원대에 빌리는 걸로 예약을 했다고 생각하고, 진짜 싸게 잘 찾았다고 좋아했는데, 현지에서 빌릴 때 추가 비용이 들었다. 치치 공항에서 픽업해서 퀸스타운 공항에 반납하는 거라 비용을 추가하라더군. 흥.
 
아, 그리고 뉴질랜드는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앱으로 쉽게 받을 수 있다. 발급 비용은 1인당 약 42000원.
 
숙소는 아고라와 에어비앤비를 이용했고, 허니문이라 도미토리 등은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엄청 호화로운 데를 고르지도 않았다. 조용한 곳을 선호하며 골랐는데, 두 명 11박 숙소 비용은 총 210만원 들었다. 이중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와나카 숙소가 세탁기, 식기세척기가 있고 앞마당, 뒷마당이 있는 조용한 집이라 정말 마음에 들었다. (와이파이가 안 됐지만 별 문제 없었음) 
 
먹고 주유하고 노는 비용은 총 185만원 정도가 들었다. 하루에 둘이 합해 대략 15만원 쓴 건가. 사실 스카이다이빙이라든가 패러글라이딩 같은 레저를 즐겼으면, 혹은 밀포드 사운드를 갔으면, 이게 훅 올랐을 텐데, 이번에 우리는 주로 우리 두 발을 이용해 등산과 산책을 즐겼고,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겼다. 여행 취향이 잘 맞아서 즐거웠지. 먹는 것도 맛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마트에서 장을 봐서 해 먹기도 하고 적당히 잘 먹었다. 아끼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꽤 살뜰히 다녔구만. 후후. 
 
해외여행 갔다고 선물 잔뜩 사오는 건 꽤나 예전에 졸업했는데, 이번엔 신혼여행이니 만큼 가족들 선물을 좀 챙겼다. 그리고 회사에 줄 초콜릿 등도 좀 샀다. 선물 비용은 총 100만원 정도. 어그, 장갑, 아웃도어 자켓 등을 샀는데, 솔직히 한국에서 사는 거랑 크게 안 다르다.. 아참, 위에 100만원 말고 별도로 면세점에서 각자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인당 10~15만원 정도 썼다. 짝꿍은 위스키, 나는 세일하는 부츠! 
 
대체로 알뜰하게 잘 다녔는데, 멍청비용을 하나 내긴 했다. 운전하다가 과속으로 걸려서 과속 벌금 티켓을 받았거든. 경찰차가 쫓아오길래 차 세웠더니 아저씨가 와서 운전면허증이랑 여권 확인하고 티켓 끊어줬다. 온라인으로 낼 수 있어서 그렇게 냈는데 7만원 정도 낸 거 같다. 쭉 뻗은 도로에 차가 너무 없어서 밟게 되는데 시속 100으로 정속 주행하는 걸로..! 
 
암튼 이래서 다 합하니 990만원 쯤 들었다. 근데 그냥 여행이었다면, 선물 비용 100 정도 빼고, 멍청비용 빼고, 렌트카 디파짓 돌려받는다 가정했을 때, 둘이서 870만원 정도로도 가능했을 거 같다. 
 

여행은 차례로 되짚어보겠지만, 총평은 100점 만점에 98점! 

취향 잘 맞는 여행 메이트(짝꿍!), 한국은 겨울인데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 우연이 한 방울 가미된 멋진 만남(현지인 집에 초대받아 감),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하늘과 호수와 산 들, 태어나 가장 많이 본 별들(은하수!) 등 뉴질랜드 여행은 정말 충만하게 행복했다. 
 
2점을 뺀 건, 살을 빨갛게 익혀버린 센 햇빛이랑 자주 불어대던 바람 때문이다. 하루에도 날씨와 계절이 수차례 바뀌는 걸 경험하게 되는데, 대체로 괜찮지만 너무 쨍쨍한 햇빛 혹은 너무 거센 바람을 만난 적도 제법 있었다. 챙이 넓지만 바람에 날아가지 않을 모자와 얇은 바람막이 필수! 
 
언젠가 또 가고 싶다, 뉴질랜드. 


로이스픽 내려오다가 포즈취해주는 양 한 마리 찰칵


 
(다시 간다면, 치치에서 더 오래 머물고 와나카도 또 가고 퀸스타운은 안 갈 거다. 마운트쿡 부근에서 며칠 머물며 비박도 하고, 로이스픽은 또 가고 싶고, 밀포드사운드도 가면 좋겠지. 언젠가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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